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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의 골프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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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4월 25일 (수) 16:15 [제 390 호]
골프 이야기(8)

세계적인 프로골프 선수들의 비애와 슬픔
자식 얼굴에 먹칠하는 아버지 되지 않길
△박진희 JPGA PRO
신체는 충격에 무척 약한 모양이다. 엊그제는 필자가 추돌사고를 당해 오랜만에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 혹자는 나가는 삼재에 액땜하는 것이려니 하며, 이참에 몸도 마음도 푸욱 쉬면서 지난 삶을 돌이켜 볼 절호의 기회로 삼으란다. 또 혹자는 향후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 위로도 한다. 그러나 머리, 어깨, 허리, 발목 안 아픈 곳이 없다. 생각보다 엄살이 좀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암튼 덕분에 그동안 밀쳐둔 책과 씨름하며 마음의 양식을 채워 볼 심산이다.

사실 요즘 나는 Par3 골프코스 공사에, 골프코스부지선정의 일에, 골프장 컨설팅과 협회 강의, 아카데미 레슨 등으로 숨가쁘게만 살아 왔다. 때문에 마치 머릿속과 마음속의 것들을 퍼내기만 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의 기회도 생겼다. 지금부터라도 내 바닥난 영성과 감성의 양식을 채워 볼 일이다.

병원의 병실이야 늘 그렇듯이 어느 침대에 누워도 쉬이 정이 가지 않는 나그네의 그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고 일어나는 자리가 늘 생경하기 그지없다. 다행이 외견상 크게 다치지 않아 주사와 물리치료 그리고 약으로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 한켠에서 발이 2㎝ 줄어서 늘렸네, 꿰맨 데를 훗날에 어떻게 성형을 하네 마네 하거나, 아예 2인용 지게(부축하는 사람)에 의존하는 중상 환자에 비해선 행복한 편이라 자위한다.

마침 상대편 보험사의 직원이 문병 와서는 그래도 당신은 다행이라며, 어제 중앙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시비를 벌이다, 내외가 다 현장에서 즉사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위로 아닌 위로를 하고 간다.
이럴 때면 문득 사춘기로 돌아가 바하만의 빵과 같은 시를 읽거나, 알베르 까뮈의 주옥같은 시어로 물들인 「결혼·여름」이라는 산문집을 되새겨야 제격일듯 하다. 잉게 보르크 바하만은 현대의 인간을 「잠 들어 있는 자들」이라고 진단한다.

이처럼 절망적인 실존 속에서 작가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소임은 깨어있는 자로 머물며 잠들어 있는 자를 흔들어 깨운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노래 보다는 예리한 인식의 완전함을 보여주려 애쓰는 바흐만은, 배곯았던 이의 배고픔을 연상케 해주는 질깃한 삶의 냄새를 풍기는 시인이다. 그는 어느 한 장소와 시점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출발하고 쉬임없이 투쟁하면서 우리의 모든 가능성을 확장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힘이 넘치면서 분출하는 용암처럼 열정이 있어 한 때 필자도 그의 시를 좋아했다.

병실의 조도가 낮은 탓인지 눈이 아파 책에서 눈을 떼는 순간 옆 침대에 놓여진 한 신문에난 「자식 먹칠하는 프로골퍼의 아버지」라는 기사에 눈이 멎었다. 놀라 기사를 단숨에 읽어갔다. 지난해 12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한일여자골프대항전에 딸의 매니저로 참석했던 모 여자 프로의 아버지 최모씨가 어느 골프방송사의 여성PD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 됐다는 것이다.

또 지난 1월에는 상습도박을 벌여온 세계적인 선수의 아버지 P모씨가 벌금형을 맞았을 뿐만 아니라 유망한 여자프로의 아버지 C모씨는 딸의 유명세를 빌려 억대 사기행각을 벌였다는 사례를 지적하고 있었다.
프로골퍼가 되는 여정은 참으로 고난한 길이다. 연습장과 필드에서 수도 없이 많은 시간과 노력, 게다가 상상 이상의 경제적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골프클럽 하나로 꿈을 이루기 위해, 태양아래서 곤고하게 뛰어온 선수들은 언제나 그렇듯 미래지향적이다. 국내에서는 물론 아시아에서 유럽에서 혹은 미국에서 그들이 벌이는 노력은 실로 사투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를 가로막는 이가 바로 그들의 아버지라 한다면 참으로 비극이다. 자식의 미래와 명예 그리고 국위의 선양을 위해 헌신해야할 아버지들의 파렴치한 행동으로 딸들의 앞날을 막아서고 있다면 이어찌 비극이 아니겠는가.

우리 여자프로들의 기량이 세계최고의 수준에 이른 것이 역시 그 아버지의 지원과 노력임을 세계 언론도 칭찬하며 인정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들이 최고의 반열에 오르도록 채찍질 한 이가 바로 아버지였다면, 이제는 최고의 아버지가 될 수 있도록 절치부심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극소수 프로골퍼 아버지 때문에 아직도 자신의 고통을 감내해내며 노력하는 또 다른 대다수의 우리 아버지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만이 간절하다.
ⓒ 박진희 JPGA PRO(P&J 골프아카데미 원장, P&J 골프컨?
jinepro0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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