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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09일 (수) 16:20 [제 460 호]
최정남 씨· 한마음의 집 두번째 사회복귀자

“어머님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 뿐, 앞으론 다시 태어날 것”
92년 정신분열증 판정, 기초생활수급비로 노숙, 유랑생활면서 병 키워
한마음의 집 처럼 규칙적 생활과 병을 이기려는 마음가짐이 중요
성실하고 부지런하다는 평가 받고 싶어, 결혼도 작은 소망
△한마음의 집 사회복귀훈련을 통해 사회로 홀로서기를 시작한 최정남 씨.

1992년 「정신분열증」을 판명 받고 여러 정신병원을 전전긍긍하다 2006년 홍은2동에 소재하고 있는 정신장애인 사회복귀 주거시설 「한마음의 집(원장 최동표)」에 입소하게 된 최정남(38)씨. 한마음의 집의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자기와의 싸움에서 마침내 이기고, 이제는 스스로 약을 챙겨 먹으며 일반인과 똑같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여전히 약물 치료를 해야 하는 끝없는 싸움이 지속되지만 일반인 못지않게 부지런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자신을 위해 고생했던 홀어머니와 여동생을 위해서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그를 만나 그동안 차마 가슴 속에서 꺼내지 못했던 말들을 나눠 보았다. <편집자주>

□ 어떻게 한마음의 집으로 오게 됐는가?

■ 항상 어릴 적에 사물을 보면 그냥 두질 못했다. 망가뜨리거나 부숴야 하는 폭력성이 짙었다. 지나가는 사람을 봐도 시비를 걸어 싸우곤 했다. 92년도에 어머니와 정신병원을 찾아가 「정신분열증」이라는 병명을 판정받았다.
그렇게 처음 동대문구에 있는 모 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다 답답하면 몰래 병원을 빠져나와 노숙도 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기도 했다. 기초생활수급자다 보니 매달 통장으로 들어오는 40여만원으로 유랑생활을 하다 어느 날 너무 배가 고프고 힘들어서 인근 경찰서에 직접 찾아가 정신병원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한 적도 있었다.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가 2006년 동대문에 있는 또 다른 정신병원의 한 사회복지사가 지금 한마음의 집을 소개해줘 입소하게 됐다.

□ 처음 한마음의 집에 왔을 땐 조금 낯설고 힘들었을텐데..

■ 2006년 6월 처음 왔을 때 아는 사람도 없고 주거시설이다 보니 일반 가정집 같은데 나 같은 정신장애 환자들이 모여 생활하는 모습이 낯설기만 하고 적응하기 힘들었다. 또, 동대문구에서 주로 지내다보니 서대문구 자체가 낯설었는데, 차차 시간이 지나고 원생들하고도 친해지다보니 내 집 같고 편했다.
지금은 한마음의 집을 떠나 동대문구에서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데 가끔 한마음의 집으로 퇴근해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도 들고 익숙해졌다.

□ 한마음의 집에서 3년 정도 생활 했는데 그동안을 돌아보면 어떤가?

■ 좋았던 기억, 좋지만 어려웠던 기억들이 있다. 우선 원생들과 함께 떠났던 제주도라든지, 충북 괴산으로의 여행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괴산의 경우는 평생 잊지 못할 만큼 원생들과도 함께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다.
또, 한마음의 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이 내 일기에 댓글을 달아주며 나와 소통했던 사회복지사들일 것이다. 항상 챙겨주고 대화하려고 애쓰는 한마음의 집 원생들이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반면,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라고 한다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 같은 정신장애인도 일반인처럼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해 기초생활수급자에 만족하는 내 자신을 봤을 때 가장 힘들었었다.
물론 자신과의 싸움이었지만 한마음의 집을 통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몸 상태가 호전돼 갈 무렵 일자리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때가 가장 힘들었다. 결국 한마음의 집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지하철 택배 일자리를 얻게 됐고, 꾸준히 일하며 홀로서기가 가능해졌다.

□ 그동안 자신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많았을 어머니께 한 말씀.

■ 어머니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이 가장 크다. 정신과치료를 받기 전부터 지금까지 제일 고생한 사람이 어머니인데 아직도 자식들을 위해서 식당일을 하고 계신다. 이제는 꾸준히 약을 먹으면서 일반인들과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니까 앞으로는 가정형편이 좀 나아질 것이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고, 앞으로는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열심히 살면서 효도 많이 하겠다.

□ 한마음의 집 원생들에게도 한 말씀.

■ 정신과 치료는 완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병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병을 빨리 인식하고 이기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마음의 집에서처럼 규칙적인 생활과 때에 맞는 약을 먹고 이겨내려고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병을 이기고 사회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꿈이 있다면?

■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동료, 상사들에게 일반인 못지않게 성실하고 부지런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택배사 사장님이 아는 사람을 통해 맞선을 주선해 주기로 했다. 아직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그분도 신체장애를 가지고 계시는 분이라고 들었다. 맞선이 잘 되면 결혼도 할 생각이다.
작은 꿈이 있다면 일반인들과 같이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과 같이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아 기르면서 내 가정을 꾸려가는 것이 가장 해보고 싶은 꿈이다.


<신진수 기자>  

ⓒ sdmnews 신진수 기자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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