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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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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9일 (목) 09:50 [제 647 호]
창간 22주년을 맞으며

자전거 페달을 멈출 수 없었던 22년, 또 달립니다
바보 이반처럼 고통 뒤 성취의 기쁨 느꼈던 시간
“행복한 세상은 만들 수 없어도 행복해질수는 있다”

△발행인 정 정 호
<바보이반>이라는 동화를 좋아해 몇 번이고 반복해 읽은 유년시절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모든 내용을 확실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악마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만을 묵묵히 하던 이반의 모습이 좋았고, 그의 성실함에 하나 둘 스스로 자멸하는 악마들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습니다. 새삼스럽게 어린시절 읽은 동화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반의 성실함과 순수함으로 요즈음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는 없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가끔 해보기 때문입니다.

지역신문을 하는 저는 조그만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나 중소규모의 사업을 하는 분들을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 중에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잘사는 나라가 됐다는 데도 10년 전, 아니 20년 전보다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니 오히려 20년 전보다 각박하고 희망 없는 삶을 지탱하는 듯한 모습도 자주 접합니다.

의사나 변호사 등 소위 전문직에 종사하는 분들도 별반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작년 말 사업을 확장한 지인께 『지금 하고 있는 업체도 충분히 크고 훌륭한데 왜 그렇게 사업을 확장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에게서 『지금  상황이 달리고 있는 자전거와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페달을 멈추면 쓰러지기 때문에 확장을 멈출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 대다수의 삶, 우리나라의 상황, 아니 인류의 현실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산업화 이후 재화는 풍부해져 부강한 국가가 되고, 국민의 삶은 윤택해졌다고 하지만 행복한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다수의 국민은 먹고 살기 위해, 혹은 더 나은 삶을 위해  자전거의 페달을 쉬지 않고 밟아야만 하는 불행한 처지에 놓여있는 듯 합니다.
저 역시 지난 22년간 「서대문사람들」을 지키고 키우기 위해 자전거 페달을 멈출 수 없었던 사람의 하나입니다. 그 결과 서대문사람들신문은 독자여러분과 함께하면서 크고 작은 성과를 거두었고,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속에 서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언론의 현실이 그러하듯 서대문사람들 역시 수년째 재정적 어려움울 겪을 수 밖에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리하여 신문과 관련된 사업만으로는 현실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고, 우여곡절 끝에 개인적으로 다른 일을 함께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일이 잘돼 신문의 재정난을 조금이나마 타개하는 바탕이  마련되기를 소망합니다.

다른 일을 함께 한다고 해서 지금 달리고 있는 자전거에서 내리거나 페달밟기를 멈추지는 않을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그 페달밟기가 고통스럽지만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보이반이 배탈이 나고 악마가 붙잡은 쟁기날 때문에 밭을 갈 수 없었음에도 포기 하지 않고  악마를 잡을 수 있었듯 페달을 밟는 진한 고통 뒤에는 항상 성취의 기쁨이 뒤따랐습니다. 뿐만아니라 평탄한 한강변을 내달리듯 페달밟기가 행복했던 기억도 많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우리가 페달밟기를 멈추지 않는다고 해서 바보이반의 작가 톨스토이가 꿈꾸던 욕심없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서로를 위하고 기대어 살다보면 함께하는 서대문의 삶은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분의 삶을 사랑으로 보듬는 신문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봅니다.

독자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발행인 정 정 호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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