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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월 14일 (목) 09:56 [제 671 호]
소박한 유언과 아름다운 작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언장, 착한 장례서약서
수의대신 평상복, 나무관 대신 종이관으로

△문석진 구청장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위한 의미 있는 죽음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다양하다. 이러한 인식과 태도는 사회적 관습과 형식을 중시하는 전통 장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가 장례문화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가족주의와 공동체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장례문화로 확대되어야 한다.
 바로 작은 장례식이 그 기본이 되겠다. 자신의 장례의식이 유족과 후손에게 부담을 안겨준다면 그야말로 무거운 슬픔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고인의 죽음을 경건하게 기려야 할 장례식이 돈이나 권력, 출세 정도와 세속 가치에 떠밀려 고인과의 작별의식보다 세속화된 허례와 관습을 중요시 여기는 장례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의 죽음을 세상에 알리지 말라』라는 유언을 남긴 공병우 박사와 미국의 평화주의자 스콧 니어링은 자신들의 장례절차를 생전에 미리 정하여 후손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간소하게 진행했다. 우리 사회도 이제 자신의 장례 형태를 미리 정하는 장례문화 인식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0년 전국의 1인 가구비율은 23.9%였고, 2025년에는 31.3%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처럼 독거노인과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장례비용은 가계에도 영향을 주고, 사회적으로도 큰 비용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한 생을 마치고 떠나는 길에도 빈부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장례문화를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장례문화가 누구에게나 평등한 또 다른 복지의 확장이 되어야 한다. 물론 전통으로 이어온 장례문화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필자는 「내가 먼저 바뀌면 사회가 변화하고, 그것은 곧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믿는다. 

 작은 장례 실천도 복지의 하나다. 서대문구는 적은 비용으로도 고인을 진정으로 추모할 수 있는 소박한 장례문화의 정착을 위해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뜻깊은 작은 장례는 생전에 본인이 장례절차를 정해 가족에게 남기는 일종의 유언장이다.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에는 생전에 삼베 수의 대신 평상시 즐겨 입던 옷으로 대체하고, 값비싼 오동나무 관 대신 저렴한 종이 관을 선택하고, 간단한 음식과 다과를 정성스럽게 대접하고 향후에는 1일장이나 2일장 등으로 추모기간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실천 의지가 담겨 있다.

 결국 모든 생명은 소멸한다. 그러나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다. 어쩌면 한 생명의 모습을 달리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대문구의 작은 장례 서약서 실천은 유족과 후손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에서의 소박한 이별을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가치 있는 변화들이 우리 사회에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 되고 생명력이 전해지는 진정한 복지의 길이다.
ⓒ 글. 문석진 구청장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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