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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5월 09일 (월) 10:04 [제 673 호]
성년후견제도, 알고 활용하자

개인상황 고려한 성년·한정·특정·임의후견
치매 재산가 노린 사기단, 후견제도로 막을수 있어

△글·이수진 변호사

최근 치매를 앓고 있는 재력가 할아버지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사기단이 할아버지를 꼬드겨 일당 중 한 명이 할아버지와 혼인신고를 하고, 할아버지를 데리고 다니며 부동산을 처분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 8개월 사이에 90억 원 상당의 재산을 가로챈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액수가 워낙 커 방송에도 방영되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됐다. 사실 치매를 앓고 있어 판단능력이 흐려진 점을 이용해 특정 자녀가 자신에게 재산을 증여하게 하는 일은 우리 주변에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2013년 7월 1일부터 개정 민법이 효력을 발생해 성년후견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성년후견제도는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들에게 후견을 실시해 이들이 후견인을 통해 법률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재산관리와 신상보호사무를 원활하게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만약 위 재력가 할아버지에게 후견인이 있었다면 사기단이 그렇게 쉽게 할아버지가 평생 동안 모은 재산을 편취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현행 성년후견제도는 과거의 금치산·한정치산 제도와는 달리 본인의 의사와 잔존능력의 존중에 초점을 맞춰 좀 더 본인을 위한 후견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는데, 유형에 따라 성년후견, 한정후견, 특정후견, 임의후견의 4가지로 나누어진다. 후견을 청구하는 당사자는 적합한 유형을 선택하여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먼저 성년후견과 한정후견을 살펴보면, 성년후견은 정신적 제약의 정도가 큰 사람이 대상으로 본인의 행위능력이 포괄적으로 제한되고 그 후견인은 취소권과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정후견은 성년후견의 경우보다 경미한 정도의 정신적 제약을 가진 사람이 대상이 되는데 법원이 정한 범위 내에서 본인의 행위능력이 제한되고 후견인은 법원이 지정한 권한범위 내에서 동의권과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성년후견과 한정후견도 후견을 받는 본인의 행위능력을 포괄적으로 제한하게 되므로 필요 최소한으로 이뤄져야 한다. 개정 민법에서의 성년후견제도가 더욱 의미있는 부분은 특정후견과 임의후견이다.   

특정후견과 임의후견은 우리 민법에서 완전히 새로 도입된 성년후견유형이다. 이 중 특정후견은 본인의 정신적 제약의 정도보다는 특정한 사안에 관해 후견이 필요한지 여부를 중심으로 후견여부를 판단하는데, 본인의 행위능력을 제한하지 않으며 후견인은 특정한 사무의 범위와 기간을 지정받아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치매를 앓는 어르신이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 등 일상생활을 하는 것에는 문제가 전혀 없으나 부동산을 처분하는 일을 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면 부동산의 처분에 관한 사무를 특정하여 후견인의 도움을 받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인은 후견이 필요한 사무 외에는 직접 유효하게 법률행위를 할 수 있어 본인의 권리박탈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임의후견은 다른 후견유형들과는 달리 그 내용과 범위를 당사자가 계약에 의해 정하고 후견인 역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후견유형이다. 후견을 받을 본인은 의사능력이 있을 때 미리 후견인이 될 사람과 후견의 내용에 관해 후견계약을 체결하고 후에 후견이 필요한 사유가 발생되면 본인이나 후견인 등이 가정법원에 임의후견감독인의 선임을 청구해 후견이 개시되도록 하는 것이다. 임의후견은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작성된 후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후견이 개시될 수 있어 가장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후견이 이루어 질 수 있다. 

성년후견제도가 본인의 법률행위 능력을 포괄적으로 제한하고 권리를 박탈했던 과거의 금치산·한정치산제도를 대체해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본인의 권리나 행위능력을 적게 제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지만 아직 과거 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다. 또 성년후견제도 자체에 관하여 알지 못해 사람들이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성년후견제도가 정착돼 치매노인 등 후견이 필요한 사람이 도움을 받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재정 및 정책적 지원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지역 사회 내에서도 성년후견제도 홍보, 공공후견인 양성 및 연결 등 후견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

하루빨리 성년후견제도와 그에 따른 사회적 지원이 제대로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문의 연희법률사무소 02-336-8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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