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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14일 (월) 16:54 [제 689 호]
청소년 꿈 꺾는 ‘학폭위’개정 시급

선도와 재발방지의 미명아래, 청소년에 ‘범죄’ 낙인
억울한 가해자 재심청구 어려워 행정심판, 소송 증가

얼마전 관내 학 중학교에서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학폭위)가 열렸다.
회부 안건은 「쌍방 폭행」이었다. 사안만 들으면 무시무시하지만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우리가 청소년기에 흔히 겪었던 사건에 불과하다.

졸업을 앞둔 중학교 3학년 두 아이는 쉬는시간에 복도에서 장난을 쳤다. 두 아이는 친한 사이였지만, 순간적인 감정을 참지 못하고 주먹을 주고 받았고 사건 직후 바로 화해 한 뒤 그 후에도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학교는 학폭위를 소집했다. 학부모 5명과 당연직 교사인 교감, 생활부장, 생활상담부 선생님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학폭위는 엄연한 개정법이 있음에도 학교의 재량권안에서 진행될 수 있다는데 맹점이 있다.  학폭위의 목적은 아이들의 선도와 재발방지이지만, 실제 학교는 학폭위를 열게 되면 아이들에게 어떤 조치든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게 된다.
이런 피해를 최소하 하기 위해 지난 2013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공고한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별 적용을 위한 세부기준」에 따르면 「가해학생이 즉시 잘못을 인정해 피해학생과 화해하고, 또 이 학생들이 이전 학교폭력 사안에 연루된 사실이 없는 일회적이고 우발적」인 경우 학폭위를 열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학교는 원칙과 절차를 고집하며, 학폭위를 열었고 결국 해당 학생들은 교내봉사 3일 조치를 받았다. 그나마 기록은 졸업과 함께 삭제되지만 이외의 경우들도 많다.
학폭위가 열리면 학생들은 1호부터 9호까지의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피해 경중에 따라 1호 서면사과, 3호 교내봉사(3일~10일), 4호 사회봉사, 5호 특별교육, 6호 출석정지, 8호 전학, 9호 퇴학조치를 내린다. 의무교육인 중학교의 경우 8호조치까지만 있으며, 부가 유형으로 2호인 피해학생 신고 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와 7호 학급교체를 할 수 있다. 1호 5호 9호 조치를 제외하고는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3항에 따라 별도의 특별교육과 심리치료 기간을 정해 병행해야 한다.

특히 1호, 2호, 3호, 7호 조치는졸업 직전 논의를 통해 삭제 여부를 결정하게 되지만 4호, 6호, 8호 조치는 졸업 이후 2년이 지나야만 삭제 할 수 있어 고등학교 서류전형과 대학교 수시전형에 큰 영향을 미치고, 9호 처분은 영구히 남게 된다.
이런 이유로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특히 피해자의 재심청구는 모든 조치에서 가능하지만, 가해자의 경우는 전학이나 퇴학의 경우에만 재심을 청구할 수 있고, 그 이하의 조치에 대해서는 어디에도 억울함을 호소할 수 없어 행정심판과 소송이 해마다 늘고 있다.

자신의 아이가 가해자가 된 학부모들이 학교를 상대로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진행할 수 밖에 없지만 그나마 절차가 간단한 행정심판의 경우는 학부모가 이긴 사례가 거의 드믈다는 것이 현장의 법률가들의 설명이다.
행정심판은 절차상의 문제만을 검토하기 때문에 결국 절차만 충족할 경우 뒤집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억울한 피가해 학부모들은 비싼 사회적 비용을 들여가면서 행정소송을 할 수 밖에 없다.

학폭위원들의 구성도 문제다. 일부 학교에서는 변호사 등 법조인을 참여시키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들이 담당선생님과 비 전문가인 학부모로 위원을 구성하고 있어 학교의 의지에 따라 학폭위 조치가 형평성을 잃을 여지가 많다.
이런 이유로 개정된 학폭위법 역시 미봉책이라는 지적하에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학폭위를 통합해 운영하자는 대안도 나오고 있다.

학교폭력은 아이들의 신체 뿐 아니라 마음까지 병들게 하는 행위이긴 하지만, 잘못된 처분 역시 피해 및 가해학생에게 더 없이 큰 고통을 주며 족쇄처럼 남게 된다. 미성숙한 아이들은 실수할 수 있다. 그래서 학폭위의 목적도 선도와 재발방지가 아닌가?
그러나 과연 학교는 선도를 위해 학폭위를 여는 것인지? 다시한번 점검해 봐야 한다. 특히 한부모나 부모와 살지 않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학생들은 현재의 학폭위 법 아래 억울한 결과에 승복하면서 비뚤어진 사회를 배울수 있다.

얼마 전 상습적인 교내 흡연으로 출석정지 조치(6호처분, 전학 이전 조치다.)를 받은 학생이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해당 학교의 교감은 금연구역인 학교내에서 수시로 담배를 피워 학생들이 신고를 한적도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교육청은 해당 교감의 『피우지 않았다』는 말만 믿고, 학생들이거짓말을 일삼는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교육현장이 학폭위로 또다시 무너지고 있다.
ⓒ sdmnews 편집국장 옥 현 영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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