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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홍제천의 봄
2017년 06월 02일 (금) 15:31 [제 708 호]
청년에게 대안이 되는 동네 만들기

서대문 청년인구 31.9%, 그 중 60% 1인 가구 삶의 질 낮아
10명중 4명 월급 200만원 미만, 높은이자에 청년빈곤 초래

△박운기 시의

우리 서대문구는 20-39세 청년인구가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31.9%를 차지한다. 25개 자치구 중에서 8번째로 청년인구비율이 높은 자치구다. 인구의 1/3이 청년인데 이들의 삶은, 살림살이는 어떨까?

사실 우리는 자치구 수준의 통계가 매우 적고 있어도 정치적 민감성 등의 이유로 잘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나는 서울시 청년허브에서 만든 『2016 서울청년인포그래픽스』라는 자료에 기초해서 그들의 삶을 추정하고 동네에서 만들 수 있는 대안을 상상해보려 한다.  
우선, 청년인구의 약 60%가 1인 가구로 나타났다. 그런데 주거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두 가지를 조합하면, 혼자서 비싼 주거비를 감당하면서 살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미 여러 언론에서 원룸의 평당 임대료가 타워팰리스의 그것보다 비싸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또 1인 가구는 경제적 문제 이외에도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인한 건강문제, 외로움 등 심리적 문제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든 문제를 지역사회가 전부 해결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동네주방과 같은 소규모 공간을 마련하여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면 전통시장 내의 반찬가게 등과 협업하여 1인 가구 청년들에게 매일 새로운 반찬을 저렴하게 제공하면 어떨까?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을 활용해 집수리를 지원하고 청년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하는 일종의 「주거중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청년가구 절반이 빚이 있고 신용대출과 신용카드 등과 관련된 부채가 높은 편이다. 이는 청년들이 담보로 내놓을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잘 알겠지만 담보대출에 비해 신용대출과 카드대출은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더욱이 청년의 10명 중 4명 월급이 200만원 미만이다. 이는 소득은 적은데 이자는 많이 내면서 청년빈곤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에 동네 주민 100명이 한 달에 만원씩 회비를 내서 이를 동네 청년들에게 무이자로 빌려주면 어떨까?

한때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마이크로크레딧(한국에서는 미소금융이라고 부른다)의 지역모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은 무담보 소액대출을 통해 많은 빈곤가정을 구제했고 이를 만든 「유누스」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동네 청년들이 500만원 이하의 월세보증금이 필요해서 제3금융권을 찾아가서 고리대에 시달리며 인상 쓰며 동네를 다니는 것보다 동네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보증금을 마련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보증금과 소액의 이자를 갚아나가는 것이 더 따뜻하고 행복한 동네가 아니겠는가?

또 그런 일을 고민하고 추진하면서 우리는 꼰대와 아재에서 진짜 어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청년 5명중에 1명이 2년 이상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통한 자립이 어렵다보니 청년의 62%가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실업상태에 놓일 경우 취업을 할 확률은 더욱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청년들에게 일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청년들에게 제공된 일경험은 기업에서 저임금,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인턴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나는 지역사회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를 연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되는 두 가지 경로만 생각하다보니 우리의 상상력이 많이 빈곤한 상태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자치구와 시민사회가 모여 <지역일자리포럼> 같은 것을 만들어서 함께 고민하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는 지역고용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정책을 수립, 추진 중이다. 정부가 못하는 것 우리부터 먼저 해보는 것이다. 세상의 변화는 언제나 변방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글 박운기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 2선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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