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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14일 (수) 12:43 [제 730 호]
아동폭력, 온 마을이 관심가져야 보인다

부모의 두 얼굴, 공포는 고스란히 아이의 몫
신고자에 처리 결과 알려주는 등 시스템 보완 필요

지난주 퇴근 길에 우연히 연희동 한 골목길에서 열한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와 아이 엄마를 목격했다.
아이 엄마는 인적이 드믄 골목길에서 아이를 혼내고 있었는데 모습이 약간 이상했다.
보통의 엄마들이 아이를 혼낼땐 언성이 높아지고, 아이는 그에 대한 해명을 하거나 용서를  구하는데 이 엄마는 거의 소리를 내지 않았고, 아이는 두손을 모은채 공포에 질려 있었다. 골목을 지나치자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아이 엄마가 아이의 볼을 꼬집은 듯 했다.

폭행은 이어지지 않았지만, 아이의 표정이 계속 눈에 밟혀 오던길을 되돌려 그 골목으로 다시 찾아갔더니 아이 엄마가 부츠를 모두 벗은채 맨발로 서 있는것이 아닌가?
아이는 엄마의 부츠가 날아올까 두려워 도망을 갔다 다시 엄마 앞으로 되돌아 오는 중이었다.
두 모자에게 다가가 말했다.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훈육하는 방법은 아동폭력』이라고 말한 뒤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상황 같다』고 전했다.

그리고 아이에게 엄마가 맞는지 확인한 후 『무슨 잘못을 했니?』라고 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아이의 대답이 더 놀라웠다.
『제가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어요』란다.
보통의 초등학생들은 그런 대답을 하지 않는다. 어떤 잘못을 했고, 또 왜 엄마에게 혼나고 있는지 설명하든가, 아니면 대답을 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아이는 엄마를 공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자신이 잘못했으니  경찰에 신고는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순간 나는 엄마의 눈을 쳐다 봤다. 그 엄마는 그 순간에도 아이를 눈으로 혼내고 있었다. 거친 욕은 차마 하지 못했지만, 아이에게 하는 록력적인 행동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112에 신고를 하고 경찰이 올때까지 기다렸다.

경찰이 오는 동안 그 엄마는 나에게 자기 아이를 데려야 키우라는 둥, 아이가 호들갑이 심하다는 둥, 얼마나 큰 잘 못을 저질렀는지 몰라서 그런다는 둥, 계속 핑게를 아이에게 댔다. 경찰이 왔고, 나는 아이에게 솔직히이야기 하라고 당부하고 돌아왔다.
그날 마음이 내내 심란했다.

경찰이 조사한 후 아이를 그냥 보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보다 전문적인 기관에 인계해 폭력이 맞는지 알아볼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아이의 왜소하고 마른 몸집과, 공포에 질려했던 그 눈빛이 몇일동안 잊혀지지 않고, 뇌리에 남았다.

막상 신고자는 나이지만, 경찰에서는 사후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 폭력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일 거라는 짐작은 했지만, 아동폭력의 경우는 신고자에게도 결과를 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16년 아동폭력아동학대 의심사례 신고는 2만9674건으로 2015년에 비해 154%나 증가했다. 가정폭력이 늘어났다기 보다는 신고 문화가 활성화 됐기 때문이다.
아동학대의 가족 유형으로 보면 친부모의 아동학대가 가장 많고, 그 중 아빠나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우는 외부모의 아동학대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양육태도 및 방법 부족으로 인한 학대가 가장 많아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신고 이전에 양육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시급하다.

아이는 어른들의 거울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있는 아이들이 폭력이나 학대로 인해 위축되고 죽음으로 내몰린다면, 그만큼 불행한 사회는 없을 것이다.
아동폭력을 막기 위해서도 온 마을의 관심이 필요하다.

편집국장  옥 현 영

ⓒ 편집국장 옥 현 영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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