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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시간속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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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 17일 (금) 11:54 [제 810 호]
작은사찰 ‘완주 화암사’그 소박함에 반하다

숲길, 계단, 돌길까지 오르고 내리는 인생사 담은 듯
극락전 국내 유일의 하앙식 목조건물 400년 넘게 보존

△꽃비가 내린다는 아름다운 이름의 ‘우화루’는 국보 662호이기도 하다. 사람 人자를 만든맞배지붕이 특징이다.
△국내 유일의 하앙식 구조를 간직한 화암사의 처마.
△화암사 극락전은 돌길을 지나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야 비로소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암사 입구에 핀 산수국의 보랏빛이 눈길을 끈다.

서대문과는 오랜 인연의 도시 완주,
완주에서는 로컬푸드, 유리온실, 숲 보존 등 다양한 마을 사업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새로운 사업들이 현재를 대변한다면 싱그랭이 숲과 맞닿아 았는 완주의 대표사찰 화암사는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한채 소박한 모습으로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차장에서 숲길을 따라 화암사를 오르는 길도 굽이 굽어, 이 길을 오갔을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만 같다.

나무가 우거진 흙길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도 넉넉지 않다. 비라도 오는 날 우산을 펼쳐 쓰면 둘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을 정도로 소박한 숲길. 울창한 나무들 사이 화암사로 향하는 숲길이 익숙해 질 무렵, 나무로 만든 계단을 만난다.

그러나 아뿔사!
계단 끝 험난한 바윗길이 극락전에 오르는 길이라니. 마치 희노애락을 담은 우리의 인생과도 닮아 있는 화암사로의 여정은 어쩌면 절에 오르면서라도 인생의 의미를 깨달으라는 깊은 뜻을 담은것은 아닐까까? 그렇다면 왜 굳이 나무 계단을 험준한 바윗길 앞에서 멈춘건지 갑자기 문득 궁금해진다.
울퉁불퉁 바윗길을 조심스럽게 지나면 다시 가파른 철계단이 나타난다.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뒤로 떨어질 듯한 철계단 난간에는 안도현 시인의 「화엄사 내사랑」이 지금까지 의 여정을 노래한다.

세상한테 쫓기어 산속으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이끄는 길로 가고 싶었습니다
계곡이 나오면 외나무다리가 되고
벼랑이 막아서면 허리를 낮추었습니다.
마을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 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잘 늙은 소박한 절 화엄사의 입구는 꽃비가 내린다는 우화루로부터 시작한다. 흔한 단청조차 없이 나무 빛깔 그대로 남아 있는 우화루에 내리는 꽃비를 상상해 본다.
불명산 시루봉 남쪽 절,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로 절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원효와 의상이 유학 후 공부한 절이었다는 기록으로 미뤄짐작컨대 신라 문무왕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 선조 38년(1605년)에 새로 지어진 극락전은 신축후부터만 계산해봐도  400년이 넘었다.
앞면3칸, 옆면 3칸크기의 지붕은 옆에서 보면 사람 인자를 맞닿은 듯한 맞배지붕이 소박할 따름이다.

화암사 극락전은 우리나라 유일의 하앙식 구조로 남아 있다. 하앙식은 처마 무게를 받치는 부재를 하나 더 설치해 지렛대의 원리로 일반 구조보다 처마를 길게 낼 수 있도록 만든 구조로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근세까지 곳곳에 남아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목조건축이다.
앞쪽은 용머리로, 뒤쪽은 나무 기둥으로 처마를 장식한 것도 특징이다. 극락전 툇마루에 조용히 앉아 쉬노라니 현세와 극락의 구분이 모호하다. 올랐던 길을 가만히 내려가면, 오를때는 급한 마음에 보지 못했던 이름모를 숲 꽃들이 초여름 인적없는 화암사의 손님을 반긴다.
산수국의 보라색 꽃만이 화려한 빛깔로 눈길을 사로잡을 뿐이다.


<옥현영 기자>

ⓒ sdmnews 옥현영 기자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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