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7 (월)
 
기사검색
 
새터새바람
> 사설
2021년 11월 08일 (월) 19:41 [제 853 호]
창간 28주년을 맞으며

주민의 사랑으로 성장해온 24만5천시간, 신문에 담아
뉴미디어의 등장, ‘의제설정기능’에서 소외된 지역소식 전해
노출빈도 적은 이웃들의 소소한 역사 담아내는 역할 다할 것

세상은 코로나로 멈춰서 있는 듯 하지만, 시간은 전과 똑같은 속도로 흐르고 있습니다.
1월에 신년사로 주민여러분께 새해를 알렸는데 벌써 11월이 되었고, 다시 창간 기념일을 맞았습니다. 몇 해 전부터 행사없이 신문에 기념사와 축사로만 인사를 대신해 왔지만, 올해는 그 어느때 보다 조용하고 쓸쓸한 창간기념호를 냅니다.

신문을 만든지 꼭 28년째가 되었네요. 기자생활을 한지는 그것보다 더 오랜시간이 흘렀습니다. 하루 8시간씩 5일, 1년에 200일을 일했다면 4만8000시간이니 1만시간의 법칙을 4번이나 달성하고도 남았을 세월입니다. 또 그렇게 28년이 흘렀으니 24만 5000시간쯤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아직도 「달인」이 되지 못한 걸까요?

그 이유에 대한 변명을 이렇게 찾아 봅니다.
신문의 취재가 90%는 인터뷰로 이뤄지다 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하고, 특히 지역신문기자들은 오랜 이웃이 취재원이니 알고도 못쓰고, 모르고도 못쓰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또 22만시간동안 같은 제호의 신문을 만들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달라질 수 밖에 없으니 사실 매일 새로운 일을 겪는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취재원들의 기사를 쓸 때는 악몽도 꾸고 가위도 눌립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썼지만, 이권을 놓치게 된 반대파로부터는 밤길 조심하라는 협박을 받았던 기억도 납니다. 사이비기자로 몰린 적은 부지기수이고, 인상 험악한 아저씨가 사무실로 찾아와 독대를 했던 적도 있었지요. 행정의 잘못을 지적했던 신문은 배포 즉시 사라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가장 큰 어려움은 종이신문을 읽어본 적 없는 MZ세대(밀레니엄과 제트세대의 합성어)들에게 신문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하는 고민입니다.

그들도 저에게는 취재원이며, 100세 어르신도 역시 같은 취재원일터인데 이 두 세대간의 차이를 어떻게 기록하고 남겨야 할까요? 변화의 기류 속에 혹자는 신문을 누가 보냐며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특히나 지역신문은 더더욱 그렇지요. 그렇다면 지역의 신문은 사라져야 마땅할까요?
신문이나 방송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의제설정기능」입니다. 하지만 어떤 특정한 이슈를 선정하고 중점적으로 다루면 대중에게도 그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는 「의제설정기능」이 요즘의 뉴미디어를 통해 오히려 왜곡되는 경향이 적지 않습니다.

중요한 이슈는 뭍히고 자극적인 소재들의 조회수가 높아지면서 우리가 정작 봐야 할 뉴스들은 순위에 밀려 보지 못하는 경우들도 생깁니다. 특히 지역의 소식은 전달의 통로가 더 작아져 노출될 확률이 훨씬 적습니다.

지방자치 30년, 세상은 내가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문화, 차별화 되고 있지만, 서울의 언론만큼은 아직도 중앙이 지배하고 있고, 각종 SNS나 개인방송까지 생겨나면서 「좋아요」에 열광하는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소식들만이 회자될 뿐 우리가 사는 지역의 소식을 기록해 나갈 매체는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역의 작은 신문과 언론이 더욱 필요합니다.

소소하고 작지만 우리 지역의 역사를 기록해 나가야 하고 바로 서대문사람들과 같은 군소 신문과 언론인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합니다. 물론 작은 언론이 살아남기위해서는 지역 독자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연적 요소일 것입니다.
창간 28년, 서대문사람들은 이웃과 독자들의 사랑으로 성장해온 풀뿌리 신문입니다. 그렇기에 다음 세대에 서대문의 이야기를 기록해 들려줘야 할 책임이 있고, 그 역할을 변함없이 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28년간 서대문사람들을 지켜주신 독자여러분 감사합니다.

발행인 옥현영 올림

ⓒ sdmnews
서대문사람들 카카오톡채널
 

회사소개 이용약관 개인정보보호정책 광고안내 구독안내
서대문사람들신문사/발행인 정정호  esdmnews.com Copyrightⓒ 2006   All rights reserved.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7안길 38 B동 301호/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서울다-3012/등록일자 1993.6.8 Tel: 02) 337-8880 Fax: 02) 337-8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