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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21일 (수) 17:30 [제 422 호]
골프 이야기(33) 음택과 골프장 1

죽은사람이 묻히는 좋은 땅, ‘음택’
평양, 춘천, 여주 손에 꼽히는 조선 택지

△박진희 JPGA PRO
지난 5월9일은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이 「토지에 누운」 날이다.

선생의 고향인 통영의 앞바다와 한산도가 내려다보이는 산양읍 신전리 미륵산 기슭에 안장된 것이다. 하관식에는 딸인 김영주토지문화관장과 사위인 시인 김지하 등 유족과 전국각지 문인, 고향시민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주 토지문학관 텃밭의 흙과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경남 하동 평사리 흙 등을 관위에 뿌리는 허토가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03년 전남 함평나비축제명예대회장이었던 고인을 기리기 위해, 함평에서 가져온 하얀나비 수십 마리가 하늘을 날았다.
「이순신 장군의 독전소리 저렁하던 한산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양지바른 곳, 선생님이 좋아하셨던 그 곳은 노루와 사슴이 쉬었다 가는 좋은 땅, 평화로운 땅입니다. 그 곳에서 편안히 잠드소서」 라는 진의장 통영시장의 안장식에 앞선 추모사가 있었다.

죽은사람이 묻히는 좋은 땅을 동양에선 「음택」이라고 한다.
지난 5월 7일부터 25일까지 열리고 있는 20번회째 도자기축제를 여는 여주 또한 대표적인 음택이기도 하다. 하여 조선 후기의 실학자 청담 이중환(1690~1756)은 「택리지」에서 밝혀두길 평양, 춘천, 여주를 일컬어 「조선에서 살만한 강촌」으로 꼽았던 것이다.

택리지는 전편과 후편으로 나뉘어지며, 전편인 팔도총론에서는 각도의 역사, 지리, 지세, 산물, 인물, 취락 등을 서술하게 된다. 후편인 복거총론에서는 지리(주거지를 둘러싼 지리적 환경), 생리(주거하면서 먹고 입는데 필요한 물자를 손쉽게 생산하거나 얻을 수 있는지), 인심, 산수의 네 가지를 들어 살만한 곳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이 세 곳 또한 훌륭한 음택이기도 하다.
세종대왕과 소헌왕후가 누워있는 이곳 여주는 강원도 원주 쪽의 말감산, 충북 충주 쪽의 오갑산으로 애둘리어 강원도 충청도 경기도를 가르고 있는데, 크게는 이 두산 사이로 한강의 젖줄인 남한강이 흐르고 있다.(사실 이 때문에 골프장 건설에 애로가 많기는 하지만) 이 세 고장을 모두 아우른다하여 여주군 점동면에는 지금도 「삼합리」라는 지명이 현존하고 있다.

현 퍼블릭코스인 소피아그린(27홀)의 좌측길을 따라 충북방향으로 산을 넘으면, 우측엔 시그너스(회원제 27홀)가 보이고, 그 좌측으로 푸른 물줄기가 시원한 그곳이 바로 삼합이다.
(돼지고기, 묵은 김치,  홍어의 삽합이 아니라)
이중환은 숙종 16년 충남 공주 장기면에서 도승지인 여주이씨 아버지 이진휴와 사대부집안인 목씨 어머니 사이의 양가모두 당시 명문 세도가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공주는 당시 한양, 내포, 전주, 청주방면의 육로와 금강수로가 만나는 결절지로서, 충청감영이 입지한 도회지였다.

성장지인 이곳에서 서남부지방의 지리에 접할 수 있었고, 일찍이 소년시절부터 부친을 따라 강릉까지 여행하면서 여러 지방의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
문과급제 후에는 경상우도와 충청도 동남부지역의 교통로가 수렴되는 교통과 상업의 요지인 김천의 찰방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전라도와 평안도는 직접 가보지 못하고 간접정보에 의존한 것은 택리지의 유일한 흠이기도 하다.
이중환은 사람이 살만한 입지조건으로서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등 네 가지를 들었는데, 여기에서도 가거지류, 피병지, 복지, 은둔지, 일시유람지 등으로 분류하였다.

그는 당시의 사회에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여건 속에서 성장하고 또 공직에 진출했다.
또한 순탄한 관직을 누렸으나, 34세 되던 해(경종 3년) 목호룡사건(신임사화)의 주범으로 연루되어 처남은 사형을 그는 절도로 귀향을 가게 된다.
택리지는 이 귀향길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가 귀향에서 풀려나 30여년간 전국을 방랑하며 얻어낸 지식의 총체이기 때문이다.
ⓒ sd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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