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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9월 23일 (화) 15:24 [제 432 호]
골프 이야기(38)/영어 못하면 LPGA 출전 못한다

2년 유예기간 후 구술시험 통과 못하면 자격 박탈
미 LPGA인기저하 스폰서 불만, 한국선수 타켓

△박진희 JPGA PRO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가 내년(‘09년)부터 외국선수들을 대상으로 영어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LPGA TOUR에 합류한 선수들에게 2년간 유예기간을 준 후 구술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투어 출전자격을 박탈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것. 유럽국가나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어권에 속한 선수들이야 별 문제겠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치 않는 우리나라 출신 선수들에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는 일이다.

미 LPGA TOUR 사무국이 이처럼 극단적인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는 배경엔, 최근 미 LPGA의 인기저하와 각종 대회를 유치하고 있는 스폰서들의 계속된 불만토로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08년 현재 미국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는 121명으로 그중 한국선수는 무려 45명에 이른다. 유럽권 선수들이야 어차피 영어를 잘 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한마디로 그 표적은 결국 우리나라 선수들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우리선수들이 불만을 토로하거나 이른바 궐기를 할 수도 없는 처지라는 점이 정말 고민인 것이다. 때문에 최근엔 미국거주 교민들이 나서 비영어권 나라에 대한 「인종차별」을 주장하며, 미 국회나 법무기관에 호소 또는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05년 LPGA US OPEN 우승자 김주연을 비롯한 14명의 선수가 한차례 우승을 기록했고, 통산 24승으로 최연소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박세리를 비롯한 7명의 선수가 2회 이상 참피언을 배출한 한국은 미 LPGA 통산 60승을 합작하고 있는 그야말로 세계 여자프로골프투어의 주류이자 핵심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대회 스폰서들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진짜 이유는, 지난번 긴 트리뷰트의 우승자 지은희가 한국말로 우승인터뷰를 한 것처럼, 영어를 전혀 사용치 않고 또 프로암 대회에서 대회 스폰 VIP들과 교류를 잘 하지 않는 것 등을 수차례 지적해 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엊그제 「한국여자프로골프 하이원컵SBS채리티여자온픈」에 출전키 위해 한국에 온 LPGA 최고참 정일미 선수는 『일부 국내 언론에서 LPGA의 불공정한 처사라고만 자꾸 몰아가면 진짜 한국선수들이 힘겨워 질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 뛰고 있는 한국선수들의 분위기는 받아들이고 더욱 노력하자』는 것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게다가 미 LPGA가 지난 3년간 외국선수들에게 무료로 영어 개인교사를 붙여주었지만, 한국선수들이 노력치 않았다는 반성도 담겨있다. LPGA 비벤스 커미셔너 또한 『퍼팅이 안되면 하루에 2~3시간씩 연습하는 선수들이 왜 영어는 일찌감치 포기하는지 모르겠다』고 다그친 적이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미 ESPN의 밥 헤리거 기자는 지난 23일 LPGA의 이번조치를 비교적 중립적인 시각에서 다루었는데, 그는 『골프는 단순히 낮은 스코어만을 기록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동반자와 대화하고 인생을 논하는 스포츠다. 골프대회는 스포츠 속에 비즈니스가 녹아있다』며 이번조치가 LPGA의 인기하락 속에서 자구책의 하나라고 애써 설명하고 있다.

한편, 세계여자프로 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이번 초치가 과격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선수들은 기량으로 투어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 선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미국거주 한인사회는 이는 비 영어권국가에 대한 「인종차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LPGA 사무국에 대한 비난이 일자, 비벤스 커미셔너는 또 입을 열어 『타 스포츠와 달리 입장수입이나 광고로 재원을 확보하지 않고 대회를 주최하기 때문에 선수들과 스폰서, 팬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한국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 강국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세계적 마당을 조성하고 뛰게 하는 원동력은 미국이라는 거대 자본주의의 힘이 있어서다. 때문에 영어는 「필수」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들보다 더 많은 상금을 내 걸고, 세계 유수 기업 자본을 스폰받아 세계 최고 경연장을 만들수 있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아닌 바에야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를 수 밖에.

지난해 LPGA 신인왕이자 최근 미국시민권을 획득한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조치는 공평하다. 한국선수들을 타깃으로 했다는 말도 있지만, 그건 한국선수들이 그만큼 투어에 많이 있기 때문이다.』

ⓒ 박진희 JPGA PRO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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