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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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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 07일 (수) 09:44 [제 684 호]
청소년, 행복할 권리 있다

만 12살, 치열한 경쟁속 내몰려, 자아찾을 시간 없어 가족과 소통 단절, 숨 쉴 통로는 오직 스마트폰 뿐

아침 8시 30분을 막 넘긴 시간.
이미 교문 지각시각을 넘긴 한 남학생이 학교쪽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교복 단추는 열려있고, 발걸음엔 기운이 없다. 두 눈 역시 퉁퉁 부어 어제 밤 늦게까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얼굴이다. 아이들의 표정에는 웃음기도, 새로 열린 하루에 대한 기대도 전혀 없어보인다.

그 학생 뒤로 쌀쌀해진 아침 기온 탓에 가디건을 챙겨입은  여학생이 거울을 들고 얼굴을 들여다 보며 학교로 향한다. 이미 교문앞 지각을 했지만 서둘거나 불안해 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뛰어 받자 벌점은 어차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인권 조례 발효 후 중고등 학생들의 두발이나 화장 등이 과거보다는 많이 자유로워 졌다. 교사들의 체벌역시 거의 사라지다 시피했지만, 예전에 비해 학생들의 인권이 회복됐고, 자유가 인정되고, 권리가 강화됐는지는 모를 일이다.

최근 세이브더칠드런이 2015 아동의 행복도를  루마니아, 콜롬비아, 노르웨이 독일 한국 등 12개국 아동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중학생들의 행복감이 꼴지를 차지했다. 특히 중학생이 되는 만 12살에서 행복감이 급격히 떨어졌는데 만 8세, 만 10세 등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였다.
그 이유로는 중학생이 되면서 초등학교때와 다르게 학업량이 늘어나면서 자유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그 밖에도 극심한 경쟁, 미래에 대한 불안감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도 그럴것이 초등학교 3학년만 되도 아이들은 평균 2개 이상의 학원을 다닌다. 보통 일주일에 2~3번 학원에 가게 되는데 격일제로 갈 경우 일주일 내 방과후 학원으로 직행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동네 놀이터에는 아이들이 없다.
초등학교도 이런 상태니 중학생이 되면 더하다. 아이들은 친구와 놀 시간이 없어 모두 손에 든 스마트 폰을 친구삼아 지낸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그래서 스마트폰은 통신수단이 아니라 소통의 문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것도 최신형 스마트폰이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을 통제는 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 보니 교문 지각시에도 벌점, 실내화 미착용에도 벌점, 이름표를 안 달고 와도 벌점을 준다. 선생님에게 불손하게 굴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면 1회 벌점이 5점도 되고 10점도 된다. 아이들은 억울해도 항의할 수 없다. 또 벌점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학교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벌점이 많은 아이는 학교임원선거에도 나올 수 없고, 낙인이 찍힌 아이가 된다.

이렇게 벌점이 쌓이면 교내 봉사를 해야 하고, 더 많이 쌓이면 강제전학을 가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지내야 하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점수에, 평가에 시달려야 한다. 집에 가면 늦은 시각 가족들과 이야기 나눌 시간도 없고, 할 이야기도 없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는데 행복할 사람은 없다.
인생은 길고, 아이들은 이제 자신의 인생 초반부를 살고 있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기성세대들이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청소년이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나라 한국.
행복하지 못한 청소년, 희망을 잃은 청년이 가득하다면, 한국은 진짜 희망이 없을지도 모른다.
무엇이 중요한가? 기성세대들이 반성해 봐야 할 부분이다.
ⓒ 편집국장 옥 현 영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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