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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홍제천의 봄
2017년 07월 26일 (수) 17:11 [제 712 호]
내 이웃에 밥하는 아줌마가 산다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중 4명이 비정규직
일자리 없는 성장, 4차 산업혁명, 노동시장 구조변화 직면중

△글 박운기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 2선거구
얼마 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파업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교육공무직원, 비정규직 강사, 파견·용역 근로자와 기간제 교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총 약 38만 명에 달한다. 이는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일을 해도 임금은 정규직보다 훨씬 적게 받고, 계약기간 마감이 다가올수록 재계약에 대한 불안감으로 떨어야 하는 것이 비정규직의 현실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노력의 차이를 말하면서 차별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흐름도 존재한다. 얼마 전 모 국회의원이 급식 조리사를 「밥하는 아줌마」라고 표현하고 파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미친X들」이라고 부른 것은 그런 사회적 인식의 단면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학교는 우리 아이들이 도덕과 윤리, 사회에 대해 배우는 종합적인 배움의 장이다. 즉 교육은 교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진행되는 것이다.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학교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폄하는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저주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비정규직이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차별과 폄하, 배제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이런 상황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연애, 결혼을 하기 어렵고 당연히 가정을 이루는 것도 무척 힘들어진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제도적 허점 등으로 인해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해고와 재고용을 반복하는 형태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피하는 「꼼수」를 부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분할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전략도 자주 구사된다. 이런 상황에서 행복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비정규직을 점차 줄여나가고 정규직을 늘리는 것이 올바른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그 자체로 논쟁을 유발하고 사회적 갈등을 촉발한다. 얼마 전 나는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장으로서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그것 때문에 무척이나 많은 항의전화를 받았다. 전화의 논조는 대부분 얼마나 힘들게 시험을 쳐서 정규직이 되는데 비정규직들은 그런 노력이 없이 쉽게 정규직이 되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 전화를 받으면서 느낀 당혹스러운 감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안타까움으로 바뀌었다.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다 같이 잘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뭘까. 당연히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정책과 예산집행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지역사회와 공동체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좋은 정책이 나오더라도 무수한 비판에 좌초하거나 사회구성원들이 이를 거부함으로서 차별이 더욱 심화되거나 당연한 것이 될 수 있다. 일자리 없는 성장, 4차산업혁명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구조변화에 직면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공동체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소통과 공감을 통해 고통을 나누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네에 무수히 많은 「밥하는 아줌마」가 있고 그들은 우리의 엄마고 할머니며 친구이고 이웃이다. 그래서 마을이 먼저 나서야 한다. <글 박운기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 2선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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