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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4일 (월) 15:39 [제 758 호]
연희동 골목길 밤의 서점

작은 서점의 톡톡 튀는 반란에 주목하라
연희동 ‘밤의 서점“ 팔로우 회원만 8000명
‘생일책’‘블라인드 추천책’ 등 소소한 재미 가득

△노란 불빛이 어느 작가의 서재같은 밤의서점 전경. 간판도 없이 입간판만이 서점임을 알리고 있다.
△누가 쓴 어떤 책인지 모르는 블라인드 책이다. 오롯이 작가의 추천글만 보고 선택해야 한다.
△생일책
△작가의 추천글이 담긴 책
연희동 104고지 앞 주도로에서 살짝 벗어난 주택가 초입 골목 앞, 유난히 따듯해 보이는 노란 불빛이 발길을 붙잡는다. 3년전 문을 연 「밤의 서점」이다. 서점 앞은 흔한 간판도 없다. 발 앞에 불을 밝힌 작은 입간판이 밤의 서점임을 알릴 뿐이다. 불빛 흐르는 창 앞에서 바라본 밤의 서점은 어느 작가의 작은 서재같다. 이 곳은 고등학교 동창인 김미정 남지영 씨 두 점장이 운영중인 작은 서점이다. 두 점장은 닉네임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 불어 번역작가이자 출판사 편집자 출신인 김미정 씨는 밤의 점장으로, 오래동안 광고 기획자로 활동해 왔던 남지영 씨는 폭풍의 점장으로 SNS에서는 익숙한 이름이다. 하필 왜 연희동이었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 폭풍의 점장은 『대학교에 다니면서도 자주 와보지 못했던 연희동이었는데 밤의 점장이 이곳으로 이사오면서 연희동의 새로운 매력에 빠지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서점의 오픈시간은 원래 2시부터 9시까지였는데 인근 주택 공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공사가 끝나는 오후 5시로 오픈시간이 늦춰졌다. 책을 좋아해, 오프라인 서점이 꿈이었던 김미정 씨의 든든한 지원자로 나섰던 남지영 씨는 『친구의 오랜 꿈이었던 서점을 시작하면서 광고 브랜딩에 갈증이 있었던 나는 우리 서점을 브랜드화 해보자는 욕심도 있었다』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작은 서점을 꿈꾸는 친구와는 조금 다른 꿈을 담아 시작했던 일』이었다고 전한다. 약간의 동상이몽(?)이 있었지만, 서점으로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서점의 이름을 두고 고민했다. 짧지만, 강렬한 고민 끝에 일본작가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에서 따와 밤의 서점으로 정하게 됐다. 밤의 서점에는 「마음의 빛을 찾는 한밤의 서재」라는 의미를 담아 두 점장이 좋아했던 책들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처음엔 심리학 전문서점을 할까 고민했었지만 서점을 찾는 다양한 고객층을 위해 현재는 발간된 지 오래된 책이거나 덜 알려진 책이지만 읽었을 때 자기 안의 마음의 빛을 발견할 수 있는 인문학 서적과 문학서적 등을 위주로 큐레이션 해 구성했다. 밤의 서점에는 이곳만의 노하우가 담긴 「생일문고」가 있다. 1년 365일의 날짜마다 태어난 작가들의 작품을 구비해 두고, 자신의 생일책을 골라 추천해 준다. 생일책은 자신과 같은 날 태어난 작가들의 글을 읽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 작가의 추천글이 담긴 따뜻한 메시지들이 띠지에 둘러진 책들을 골라 읽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책 제목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데이트」의 봉투 속 책은 작가의 추천만으로 선택해야 하는 책들이 담겨 있기도 하다. 올해는 출판진흥협회에서 받은 지원으로 시리즈 강연회나 6강의 교양강의 연희동 인근에 거주하는 작가를 초대하는 밤의 피크닉 릴레이 강의 등을 진행했다. 가장 최근에는 「채식주의자」의 작가 한강과 독자와의 만남을 갖기도 했다. 11월에 6강으로 진행된 밤의 서점 교양수업에는 <이민경 작가와 함께 읽는 페미니즘>, 기획주의자 남충식의 <기획의 생활, 생활의 획>, 소설가 이순원의 <내 이야기를 소설로 만드는 법>, 김호영 교수가 들려주는 <에릭 로메르의 세계>, 김지현의 <몸과 마음을 열어주는 카츠라하모니 요가>, 쓰는 박인한의 <나를 찾아가는 캘리그래피>등 주제별 강의를 가졌다. 밤의 서점을 통해 어떤 작품들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물론 밤의 서점에서만 베스트 셀러지만 점장들이 읽어서 최고라고 손꼽는 책들은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SNS팔로우만 8000명이 넘으니 가능한 일이다. 꽤 유명했던 작은 서점들조차 불경기 한파와 젠트리피케이션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문을 닫을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는 밤의 서점은 독립서점만이 갖출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매력을 통해 성공케이스를 실현해내고 싶다는 소망도 전한다. 연희동 골목에서 만난 밤의 서점이 세계의 브랜드가 되는날을 기대해 본다. (인스타 그램 #밤의 서점) <옥현영 기자>
ⓒ sdmnews 옥현영 기자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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