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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 18일 (수) 17:05 [제 783 호]
‘빈집’도 아닌데 빈집 프로젝트, 시작부터 잘못됐다

부동산에 나온 매물 SH공사가 26억 주고 매입, 사회주택으로
서울시 사업이지만, 서대문구도 인허가 과정 지속 관심 가져야

연희동 88-30번지에 SH공사가 매입해 서울시의 지원을 통해 건립될 예정인 사회주택과 관련해 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초등학교 학부모를 비롯해 해당 주택의 인근에 거주중인 연희동 주민들로 구성된 「빈집 프로젝트 비상대책위」 주민들은 서울시와 도시주택공사가 「빈집활용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에 해당 연희동 88-30번지를 매입하게 된 경위부터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 김찬희 주민은 『해당 주택은 올해 1월까지 주민이 거주중이었고, 아파트 입주를 위해 부동산에 집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에서 SH공사가 부동산을 통해 26억원이나 주고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 해당 주택에는 거주하던 주민의 짐이 있었고, 4월 거래가 완료된 후 짐을 뺐으므로 장기간 흉물로 버려졌던 빈집을 서울시가 매입해 확보한다는 설명과는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빈집활용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은 지난 2018년 2월 제정된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하 빈집특례법)」 시행 후 저층 주거지 재생을 둘러싼 정책여건이 변화하면서 도시재생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빈집」이란 「시장과 구청장이 거주 또는 사용 여부를 확인한 날로부터 1년 이상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않는 주택」으로 정의하고 있고, 특례법에 따라 빈집실태조사와 빈집 정보 시스템 구축 관련 업무를 조사전문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와 SH공사, 한국감정원 등이 수행해 빈집 현황조사 및 자료관리, 빈집 정비계획수립과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연희동 88-30번지는 빈집특례법이 말하는 「빈집」의 여건을 충족하지 못한데다 해당 지역은 연희동의 고급 단독주택지로 흉물스럽거나 슬럼화와는 거리가 멀다.

슬럼화 되거나 오래동안 빈집으로 방치된 건물을 매입했다면 같은 돈으로 훨씬 많은 사회주택을 공급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도 주민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민들이 연희동사회주택 건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희동 사회주택 프로젝트에 선정된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측이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정책은 많지만, 법적으로 혼인관계를 인정받지 못하는 퀴어나, 비혼부부, 장애인을 입주 대상으로 거론했기 때문이다.

그 후 해당 인터뷰 기사는 내려졌지만, 주민들은 불안은 사그러 들지 않고 있다. 기사가 나간이상, 퀴어커플이 입주할 기회는 더욱 늘어났고, 주민들이 입주세대에 대해 일일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불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주택 건축지가 초등학교와 직선거리로 100미터 남짓 하는데다 해당 주택의 바로 옆은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피아노 학원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주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취재는 한시간 넘도록 진행됐고, 해당기사는 그 중 일부만 발췌한 내용이라 의도와 다르게 보도됐다」면서 「퀴어커플과 관련된 내용이 부각됐지만, 입주와 관련된 내용은 아니며, 결정된 바는 없다. 특정 그룹을 우선적으로 우대하는 내용이 아니며 주택을 공급하기 전 주민 및 청년들과 만나 주택운영과 관련된 의견을 반영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달팽이 협동조합은 지난 2014년 설립된 후 남가좌동에 달팽이집 1호와 2호를 공급한 바 있으며, 2015년 5월 서울시 빈집살리기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된 후에도 남가좌동과 홍은동에 청년주택 공급 및 입주자 코디네이팅에 참여하는등 지금까지 다수의 청년주택을 공급해 왔고 그 중 절반 가까이가 서대문에 있다.
하지만 빈집 프로젝트 비대위에 참여한 연희초등학교에 4학년 2학년 두 자녀는 보내고 있는 한 주민은 『민달팽이 첫 모임에 참석해 어떤 내용들이 오가는지 듣고자 전화를 했지만, 이미 참가자가 차서 참석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주민들의 반대도 돌파해 나가겠다는 인터뷰를 보고는 경악했다』면서 『이 상황을 알고 있는 학부모들과 주변 주민들도 비대위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불안이 해소될 수 있을 때 까지 우리 역시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인 조상호 의원(서대문4. 더불어민주당)도 인터뷰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택공급도 중요하지만, 가장 보호받아야 할 초등학생들이 이 과정에서 배제돼서는 안된다. 서울시의 빈집프로젝트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면서 주민들과 함께 대책 마련을 위해 고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옥현영 기자>

ⓒ sdmnews 옥현영 기자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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