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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9일 (화) 12:23 [제 785 호]
가을에 책과 함께 더욱 그리워지는 사람

정두언의원, “야! 김수철, 책 읽으려면 제대로 읽어”
‘진심’담긴 조언 해주는 진정한 선배로 기억

△김수철전 서울시의원
책이 손에 잡힌다. 그리고 읽힌다. 가을인가보다. 지금은 아들 둘이 군대를 갔지만 그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다지 할 일이 없으면 아이들과 서점 가는 것이 소위 「가성비」가 좋았다. 비용도 적게 들고 아이들에게 뭔가 해준 것 같은 뿌듯함이 있었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 시간이 되면 자주 찾는 편이다. 

책을 사고 읽기를 하고 있으면 고 정두언 의원이 했던 말이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언젠가 『야 김수철, 책을 읽으려면 제대로 읽어』라고 핀잔을 들었기 때문이다. 국회 사무실에서 우리 공직사회와 행정의 비효율성 등을 이야기 하면서  마침 정 의원의 저서 「최고의 총리, 최악의 총리」가 화두에 올랐다. 

내가 뭔가 좀 아는 체를 했던 것인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다고 타박을 하셨던 것 같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 거린다. 뭔가 말을 하려면 본질을 알고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싶었던 정의원의 마음이었으리라.

정 의원은 명절 때마다 기자들이나 지지자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백범일지(김구)」 「러빙 갓(찰스 콜슨)」 「용서(달라이라마)」 「신의 위대한 질문(배철현)」 「정관의 치(멍셴스)」「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김병준)」등 셀 수 없이 많다.
조직특보 역할을 했던 나로서는 추석과 설 명절 때 책 선물 받으실 분들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정리해야 했다. 선물은 정 의원이 하는 것이지만 내가 하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이었고 지금도 그 때를 기억하면 기분이 좋다.

다른 사람들에게 가는 책은 나도 한권씩 받았다. 그 중에 기억에 남는 책은 「러빙 갓」이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 관련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연방교도소에 수감되어 감옥살이를 했던 찰스 콜슨이 쓴 책이다. 기독교 서적이기는 하지만 드러내놓고 성경을 인용하지 않는 책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전세계 죄수들이 많이 읽은 엄청난 베스트셀러다. 
그 책의 솔로몬 이야기가 인상 깊다. 저자는 어떻게 솔로몬이 그렇게 훌륭한 왕이 되었는가를 알려준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원하는 것 한 가지를 물었다고 한다. 젊은 솔로몬은 『지혜로운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라고 답했다. 

『하나님은 솔로몬의 요청이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공의를 베풀기 위한 것임에 매우 기뻐하시며 그에게 전무후무한 놀라운 지혜를 주셨다』라고 썼다. 즉 솔로몬의 지혜는 그가 개인 욕심을 부리는 삶이 아니라 공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에 하나님이 선물을 주었다는 것이다.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시대를 읽는 통찰력이고 미래를 읽은 예견력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그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지혜롭고 싶다. 그 기본적인 출발은 어디일까. 시대와 역사에 대한 간접경험을 풍부하게 하는 책읽기인 것 같다. 

동네의 이곳저곳, 그리고 함께 선거운동 하고 활동했던 건물들을 볼 때마다 정 의원이 생각난다. 책장의 책을 보고 있으면 더욱더 정 의원이 그립다. 
이 가을 책을 제대로 읽으라는 가름침을 따라 책 속에 푹 빠져들어야겠다. 직접 쓰셨던 책, 선물 받은 책들을 다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으련다.
ⓒ sdmnews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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