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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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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26일 (목) 11:50 [제 800 호]
‘서대문사람들 신문 800호’ 여러분 덕분입니다

보물같은 공간에서 취재원과 함께한 시간, 감사합니다

코로나 19로 우울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개학연기를 마냥 좋아하던 꼬맹이들도 3번째 연기된 개학일에 친구들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힘겨워합니다. 학교가 문을 열면 새 마음으로 봄을 맞으려던 학교앞 문구점과 분식집, 졸업과 입학을 맞아 새상품을 준비했던 옷가게 사장님도 시들시들 생기를 잃어갑니다.

1월 말부터 폐쇄된 공공기관과 중단된 마을 행사로 지역신문을 발행하는 마을의 기자들도 갈곳을 잃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코 앞에 두고 있지만, 예전같은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그나마 기대했던 백신개발도 최소 1년 후에나 나온다는 보도를 접하고 보니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돼도 예전같은 흥겨운 유세현장은 볼 일이 사라졌습니다.

주변이 이렇게 어수선한데 서대문사람들 신문은 800호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온통 우울한 주변이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삶을 이어가고 있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 다녔습니다. 신문제호에 「사람들」을 넣어 만든 창간 이유 역시 우리 지역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자는 의도 였기에 800호를 만드는 이 순간까지 그 의미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최근까지 갈등을 겪다 등록취소 수순을 밟고 있는 인왕시장도 찾았습니다. 70이 넘은 채소가게 어르신은 파 한단, 양파 한알을 팔아 자식들을 키우고, 손주 용돈도 줄수 있어 추운 날씨에도 행복했습니다. 상인들끼리 예전같은 우애는 없어도 옆자리 친구들과 먹을것도 나누고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시장상인회가 정상화 돼 노후된 시장도 손보고, 손님도 많이 올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홍제3동의 문화문고도 800호가 만난 보물같은 공간입니다. 홍은동에서 7년, 홍제동에서 23년 서점을 하셨다는 김숙영 사장님은 출판사에서 근무하다 서적 총판으로, 그리고 지금 서점까지 책과 관련한 일에 일생의 절반 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는 홍제동 주민들의 사랑방이 된 문화문고에서 새 책들을 정리하며 손님들을 기다립니다.

총선을 앞둔 예비후보들도 만나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본선에서 주민의 선택을 기다릴 4명의 후보들은 서대문지역에서 태어났거나 오랜기간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지금까지 800호를 만드는 동안 단 한번도 서대문에서 낙하산 인사가 성공한 사례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서대문 주민들은 의리가 있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 정치를 하겠다고 해도 오랜기간 공들인 사람을 선택하는것이 서대문사람들의 「의리」입니다.
그렇게 서대문사람들신문의 800호 8면을 완성했습니다. 급하게 시간에 쫓기다 보니 오타도 있고, 시간차로 결과가 달라져 오보가 날때도 있지만, 그래도 지역의 소식을 가장 객관적으로 솔직하게 전하려고 노력하는 마음만은 27년간 변하지 않았습니다.

소설가 김애란은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 <모르는 영역>에서  「소설이 주는 위로란 따뜻함이 아니라 정확함에서 오는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설도 정확함에서 위로를 줄진데 하물며 신문은 어떻겠습니까?
앞으로 정확하지만, 조금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신문으로, 빛나고 선연하진 않아도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여러분 곁에 남는 「의리 있는」 서대문사람들신문이 되겠습니다.
800호 감사합니다.

<편집국장 옥현영 올림>

ⓒ sdmnews 편집국장 옥현영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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