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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05일 (목) 18:48 [제 819 호]
경비노동자, 택배노동자죽음을 추모하며

그림자 노동, 대량해고, 감정노동 공통문제 해소 필요
진부하지만, 역지사지 마음으로 법과 제도 만들어야

△박운기 전 서울시의원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지배적인 주거형태가 단독주택과 소규모 다가구·다세대주택에서 아파트로 불리는 대규모 공동주택으로 바뀌면서 우리 주변에 경비원 또는 경비아저씨로 불리는 노동자들이 늘어났다.

2000년대 IT혁명과 함께 온라인쇼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택배노동자가 새롭게 등장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언택트)가 심화되면서 택배시장은 더욱 늘어났고 노동자들의 숫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이제 평범한 시민의 일상은 경비노동자와 택배노동자가 없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삶에 깊숙하게 포함되어 있다.

양 노동의 공통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경비노동자와 택배노동자는 공통적으로 흔히 「그림자노동」으로 불리는 미지불노동(돈을 받지 못하는 노동)을 많이 수행해야 한다.
경비노동자는 경비단속 이외에 아파트 폐기물 관리, 주차관리 등의 일을 담당해야 하고 택배노동자는 배달업무 이외에 분류작업 등의 추가업무가 부여된다.

둘째, 기술발전에 따라 일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거나 사라질 위험이 크다. 이미 아파트에서 경비노동자의 대량해고는 일상화되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과 시민사회, 노동계가 힘을 모아 막아낸 사례가 일부 있지만 대부분 조용하게 대규모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 택배노동은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드론, AI 등을 활용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는 감정노동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폭언과 욕설에 노출되어 있으며 관련한 사회적 보호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노동의 특성상 집단행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무수한 감정의 상처를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즉, 정신적으로 힘들고 노동은 과중하지만 일자리는 불안한 한계노동이 오늘날 경비·택배 노동자의 현실이다.

최근 경비노동자와 택배노동자의 사망사건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었다. 우리는 이들의 죽음을 어떤 나쁜 사람의 갑질 또는 일부 기업의 착취로 정리하고 분노한다.
그리고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고 재판이나 보상이 진행되는 어느 순간에 기억에서 잊고 마무리된다. 그러나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다.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도 이런 사회적 문제해결과정의 일환일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하게는 시민들이 동료시민으로서 경비·택배노동자를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일견 진부하지만, 역지사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sdmnews
seodaemu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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