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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09일 (수) 19:18 [제 823 호]
서대문구청 앞 사랑스런 나무 뜨개옷 누구 작품일까?

뜨개공방 LANA 김정란 사장 2년째 디자인, 뜨개봉사
홍은2동 주민센터 앞 벤치와 나무의자도 옷 입혀
주민센터 뒤편 꽃화분 심어 길거리 책꽂이 ‘書路書路’조성

△자원봉사센터 내능나눔 봉사단원들이 함께 뜬 뜨개옷을 나무에 입히고 있다.
△뜨개옷을 입힌 모습
△뜨개옷을 입힌 모습
△레기가 방치되던 주민센터 뒤편을 꽃화분과 책으로 장식해 만들어진 서로서로 길거리 책꽂이 모습.
△2년째 서대문구청앞 나무들에 뜨개옷을 디자인해 자원봉사센터 회원들과 함께 손뜨개 봉사를 해 온 김정란 사장. 그녀가 뜬 뜨개옷들은 내년 봄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 10월 서대문구청앞 가로수들은 이쁜 손뜨개옷을 입었다. 꼭 1년만이다. 올해는 싼타와 루돌프 대신, 코로나와 서대문을 주제로 한 고운 뜨개질 옷이 눈길을 끈다. 뜨개질은 서대문구자원봉사센터 재능나눔 자원봉사단으로 활동중인 6명의 주민들이 참여했다. 
디자인을 하고 실을 고르는 일은 뜨개공방카페 LANA의 김정란 사장이 직접 나섰다.

김정란 사장은 『공식적인 준비기간은 주 1회 수업에 6주간이다. 하지만, 10개 가까이 나무옷을 떠야 해서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2~3개월 전부터 나무 사이즈를 재고 도안을 만들고 디자인을 구상해 봉사단들과 함께 뜨개질을 시작했다』고 과정을 설명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자원봉사단의 뜨개질 봉사는 회원들이 봉사를 통해 역량을 강화해 재능을 키워 다른 봉사에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그러나 참여한 회원들은 뜨개질의 매력에 빠져 봉사 기간이 아닌 시간에도 즐거운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산타와 루돌프가 나무 뜨개옷의 주 소재였다면 올해는 코로나 거리두기, 만화주인공인 토토로와 짱구, 그리고 진짜 스웨터를 입은 듯한 나무 뜨개 옷 등 디자인도 다양해 졌다.
구청 앞을 지나는 한 주민은 『나무들이 너무 예뻐 사진을 찍었다. 색감도 이쁘고 디자인도 독특해 눈길을 끈다. 찬바람이 나는 겨울인데 마음이 포근해 지는 느낌』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김정란 사장의 뜨개질은 올해로 20년이 넘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패션쇼 조연출로 일했었다. 둘째를 낳고 나니 경력단절이 돼 더 이상 취업이 어려워 시작하게 된 뜨개질이었는데 하다 보니 무궁무진한 작품들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는 처음 시도 해 보는 나무 뜨개옷이어서 겨울을 주제로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춰 나무옷을 디자인을 했는데 반응이 좋아 예정보다 나무들이 오래 옷을 입고 있게 돼 봄에 보는 겨울옷이 좀 어색했다는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그래서 올해는 3월까지 입어도 좋을 만한 산뜻하고 멋스러운 나무 뜨개옷을 구상했다.
개인 공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해 주민 누구나 뜨개질을 배우고 싶으면 개인 또는 그룹으로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김사장은 『강의료는 무료고, 실과 재료비만 받고 있다』고 귀뜸한다. 물론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는 유료다.

홍은2동 주민센터도 이번에는 나눔을 함께했다. LANA 김정란 사장이 홍은2동 주민이기도 해서 동 소속으로 활동중인 나눔이웃들과 손뜨개를 같이해 홍은2동주민센터 앞 나무들과 벤치 등받이에 옷을 입혔다. 나무 뜨개옷을 만들어 입히는 모습을 본 한 이웃 할머니는 자신이 뜨다 남은 실을 기증해 벤치 등받이를 뜰 수 있게 지원하기도 했다.

홍은2동 주민자치팀 이은미 팀장은 뜨개옷을 입히면서 새마을부녀회가 운영중이던 헌옷 함을 정리했다. 헌옷함 주변이 항상 쓰레기들로 가득해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었다. 헌옷함을 치운 자리에는 예쁜 꽃 화분을 놓고, 주민센터 뒷마당은 책과 벤치와 화분으로 꾸며 서로서로(書路書路) 길거리 책꽂이」로 꾸몄다.

『뜨개질을 좋아해 나눔이웃들과 함께 뜨개봉사를 하면서 주민들의 이야기나 속사정을 들을 수 있었고, 또 주민센터에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도 알게됐다』고 설명하는 이은미 팀장은 『함께 뜨개봉사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실력이 늘어 손녀딸과 며느리 딸의 조끼뜨기에 도전중』이라는 뒷얘기도 전한다.
안타까운 점은 이렇게 전시된 이쁜 옷들을 재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정란 사장은 『나무 벌레들이 따뜻한 곳에 모여들어 보이진 않지만, 뜨개옷 사이사이에 유충을 낳아 지난해에는 모두 버릴 수 밖에 없었다』면서 『올해는 세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재활용할 수 있도록 구상해볼 생각』이라고 말한다.

홍은2동 주민센터 이은미 팀장도 『올해 나무 뜨개옷 사업은 시범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은만큼  내년에는 안입는 겨울스웨터를 재활용해 나무옷 뜨기로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며 자원리사이클링의 선순환까지 일석이조의 사업으로 진화시킬 계획임을 밝혔다.
솜씨좋은 지역 봉사단원들이 펼치는 거리 가로수의 뜨개옷들은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나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까지 따뜻함을 전한다.

<옥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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